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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동향] ‘학령인구 급감’ 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쟁으로 갈라진 대학가

작성일
2025.12.10
수정일
2025.12.10
작성자
산학협력단
조회수
327


파일 링크: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87321



‘학령인구 급감’ 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쟁으로 갈라진 대학가


여대의 미래를 둘러싸고 대학가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학과 구조개혁 압박 속 일부 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나뉘는 것이다. 공학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과 여대라는 정체성이 지닌 학문·사회적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하다. 최근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 관련 내홍을 겪고 있고 성신여대·덕성여대도 과거 공학 전환을 논의한 바 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가 최근 2029년 공학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여대 재편 관련 학내 갈등이 다시 심화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를 놓고 대학본부와 학생들 간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동덕여대는 교직원·학생·동문 대표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를 꾸려 논의를 진행했다. 동덕여대에 따르면, 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공학 전환에 찬성했고 이를 근거로 ‘남녀공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권고안이 대학본부에 제출됐다. 대학본부가 이를 받아들이며 동덕여대는 오는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공학 전환 반대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난달 총 1973명의 학생이 참여해 사실상 만장일치(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로 반대에 표를 던졌다. 대학이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여대 유지 의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설문 조사에서도 10명 중 7명 이상이 여대 유지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수빈 동덕여대 비대위원장(유러피언스터디즈학23)은 “수천 명의 학생이 여러 차례 ‘여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는데 왜 결정에는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공론화위에서 학생 대표는 단 3명뿐이었는데 전체 학생 수가 수천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라며 “교원·직원·동문도 각 3명씩 참여해 논의 테이블에서는 학생 의견이 소수로 취급돼 아무 힘을 쓰지 못했다. 공론화위 자체가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총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본부에 공학 전환 결정을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물론 학생 총투표가 법적으로 대학의 의사결정을 뒤집을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생 수천 명이 의사를 밝힌 만큼 대학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외면할 경우 지난해 발생했던 학내 갈등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계의 이목은 동덕여대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사립대인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이사회 결정에 따라 교수·학생·동문 등 또 한 번 충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상황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현 상황에선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는 것이다.

강인구 법무법인 테헤란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학에서 공론화위의 숙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근거로 결정을 내렸는데 이를 뒤집는다면 공학 전환 권고안의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며 “공론화위에 참여했던 교직원·동문의 ‘공론화 과정은 그럼 왜 한 것이냐’는 불만도 생길 수 있다. 갈등이 쉽게 끝나진 않겠지만 공론화위의 정당성 측면에서 본다면 공학 추진은 어느 정도 타당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립대 총장 A씨는 “학생사회 반발이 거세질 움직임이 다시 보이는 현재 상황이 길어지면 대학의 운영 문제가 정치화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게 된다”며 “대학의 이미지, 향후 입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갈등이 외부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현시점에는 전환을 일단 유보하는 게 더 나은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성신·덕성도 겪었던 ‘공학 전환’ 갈등 =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덕성여대·성신여대 등 주요 여대들에서도 과거 공학 전환을 시도했다가 갈등을 겪은 경험이 반복돼 왔다.

성신여대의 경우 2010년과 2018년, 두 번의 공학 전환 시도가 있었다. ‘성신대학교’로 교명을 바꾸는 방안과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려 했지만 학생·동문 사회의 반발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던 탓에 모든 논의를 백지화한 바 있다. 당시 재학생·휴학생이 참여한 설문 조사에서 반대 의견은 90%를 넘었고 동문회도 “졸업생들의 재산인 교명을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뜻을 대학본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공학 전환 논의가 있었을 때 보직교수로 있었던 성신여대 교수 B씨는 통화에서 “해외 대학 가운데서도 ‘여자대학’이란 명칭을 쓰는 곳이 없기 때문에 당시 교수 조사에서 교명 변경 찬성이 많았다”며 “만약 명칭을 바꾼다면 성신대학교로의 변경 의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가톨릭대(옛 효성여대)·상명대(옛 상명여대)가 여대에서 공학으로 전환했었기 때문에 만약 성신여대가 그때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면 성신대학교로서 뒤를 이었을 것”이라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자대학의 정체성만 고수하는 것보단 충원율·미래경쟁력을 우선해야 하는데 의견이 모이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자대학들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고3 인구가 줄어들면서 상당수 대학에서 미충원 현실을 겪고 있는데 특히 여대는 전체 학생 풀이 절반인 여학생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 속도도 더 빠르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학생들이 선택하는 진학 경로가 달라져 여대에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졌다는 점도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여자대학 총장 C씨는 본지에 “인문사회 중심 전공이 강한 여대 이미지가 예전엔 경쟁력이 됐지만 최근 자연·공학 계열을 선택하는 여학생이 늘고 있다”며 “자연·공학 계열로 전공을 선택하는 여학생들은 이런 학과들을 충분히 갖춘 일반대학(남녀공학)으로 진학한다. 여대에도 공학 계열이 있지만 충원율이 낮아 학과를 축소하고 디자인·뷰티 등 실용계열 중심으로 개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립대 돈줄은 결국 등록금인데 신입생 충원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재정적 타격이 발생한다”며 “이화여대·숙명여대처럼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대학이야 여대 유지 전략이 유효하겠지만 다른 여대들이 여학생만을 위한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에는 향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는 점도 냉정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 - 411개 대학을 연결하는 '힘'(https://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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