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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사회적으로 점점 확산되면서 대학가에서 이를 활용한 부정행위 등이 포착된 가운데,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 국내 일부 대학들에서도 AI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지침을 마련하는 등 올바른 AI 활용에 대한 중요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아래 AI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고, 지침 등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 홍보와 교육과정 내 언급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일부 대학가에서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지난달 연세대 ‘자연어 처리와 챗GPT’ 비대면 방식의 중간고사에서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답안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0월 서울대 교양 과목 ‘통계학실험’ 중간고사에서도 일부 학생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푼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학 학부 시험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던 대학은 총 49개교로, 총 224건의 부정행위가 발생됐다. 그중 챗지피티(Chat GPT)를 활용해 적발된 사례도 4건에 달했다.
AI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미비한 상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I 연구 활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국립대는 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KCUE 대학총장 설문조사(Ⅱ)’ 분석 결과에서도 국내 대학의 77.1%가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190개교 회원대학 중 131개교 총장들이 답변했다.
전문가들 역시 AI가 교육·연구 등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상욱 전북대 교무처장은 이날 본지에 “생성형 AI를 잘 활용할 경우, 교육의 효율성·학습 경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그러나 명확한 기준 없이 활용되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표 한세대 원격교육지원센터장은 본지에 “생성형 AI는 교육·연구를 돕는 도구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고 설명했다.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은 본지에 “AI는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교육, 연구, 행정 전반을 아우르지만 인간의 올바른 판단을 돕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일부 대학들이 AI 윤리 강령을 선포하고 관련 지침을 제공하는 등 올바르고 책임있는 AI 활용을 당부하고 있다.
전북대는 ‘전북대학교 생성형 AI 교수·학습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교무처 주관으로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AI를 명확한 기준 하에 학습·연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전북대 측 설명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생성형 AI의 개념과 활용상의 문제점, 6대 기본 활용 원칙, 교수자를 위한 수업 활용 지침, 학습자를 위한 수업 활용 지침 등으로 구성됐다. 또 모든 교과목에서 생성형 AI 활용 수준을 ‘전면 금지–부분 허용–전면 허용’의 3단계로 구분해 강의계획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과제와 시험에서 허용되는 활용 방식과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사례를 사전에 안내한다.
한세대는 교수·연구원·직원·학생 등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윤리강령·활용 지침’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에는 교수자에게 수업 내 생성형 AI 허용 여부를 명시·설명하고 사용 가능 범위, 표절 등 부정행위에 대해 학습자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문대학가에서도 이어졌다. 한양여대는 최근 국내 전문대학 최초로 ‘AI 윤리강령 선포식’을 열었다. 해당 선포식에서는 교수·학생·직원 등 구성원별 행동 지침이 발표됐다.
구성원들이 실천해야 할 ‘AI 윤리 10대 실천 강령’에 대해서도 언급된 바 있다. 해당 강령에는 인간의 존엄성·기본권 침해 방지, 개인정보 보호, 편향과 차별 방지·포용적 활용, 오류·위험 인식과 신속한 문제 대응, 교육·연구·행정 등 대학 공동체 발전을 위한 활용, 올바른 AI 활용을 위한 지속적 교육 제공, 과도한 의존 지양, 학문적 성과물에 대한 투명한 출처 공개 등이 담겼다. 또 내년부터는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와 함께 개발한 ‘AI 리터러시와 윤리’를 전교생 필수 교양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배화여대는 지난 8월 ‘윤리 지침’을 선포하고 ‘AI 윤리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AI 윤리위원회는 대학의 AI 정책 수립·점검·윤리 사안 심의를 담당한다. AI 윤리지침은 인간 중심의 활용, 투명성과 공정성, 사용자 책임 등의 원칙을 교수·학습 모든 과정에 적용하도록 한다. 또 모든 강의계획서에 AI 활용 수준을 ‘불허·부분 허용·완전 허용’ 중 하나로 의무 표기하고, 이번 2학기부터 교원·학생을 대상으로 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시행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윤리강령,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AI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올바른 교육 문화 등을 조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관표 원격교육지원센터장은 “해당 강령·지침은 교수·학생 모두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공정·투명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욱 교무처장은 “가이드라인을 통한 안전한 AI 활용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윤태복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AI·DX분과위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AI 윤리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AI를 올바르게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역시 중요하다. AI 윤리강령, 지침이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다. 이에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교육 과정 등을 통해 안내하는 등 지속적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대는 가이드라인 전문과 함께 교수자·학습자용 카드뉴스를 제작해 대학 홈페이지와 학사정보시스템(LMS) 등에 게시했다. 유미애 전북대 학사지원과 담당은 “향후 홍보·안내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서 공정성·윤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태복 AI·DX분과위원장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구성원들이 원하는 때에 열람할 수 있도록 공지하고, 교내 워크샵·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안내하면 지침 등이 더욱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별로 AI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 AI 리터러시 또는 윤리 교육 등이 교양 과목에서 개설될 수 있다. 해당 과목 내에서 지침 사항을 언급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