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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2025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이 발표됐다. 특히 국내 대학들이 진행한 연구들도 다수 선정됐는데 대학별 연구 역량과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 대학이 어떤 영역에서 대표 성과를 냈는지 이번 선정 결과를 들여다본다.
12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총 7건이 선정되며 가장 많은 성과를 올렸다. 특히 순수기초·인프라 분야에서는 최형진 교수의 연구가 최우수 성과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GLP-1 식욕억제제의 작용 기전 세계 최초 규명’ 연구는 GLP-1이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음식 인지만으로도 포만감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서울대는 기계·소재, 생명·해양, 정보·전자, 순수기초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기계·소재 분야에서는 강승균 교수가 형상기억 생분해 고분자를 활용한 주사형 전자텐트 기반 최소 침습 뇌 인터페이스 플랫폼을 개발해 차세대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명·해양 분야에서는 윤태영 교수의 단분자 형광 이미징 기반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 반응 예측 기술과 조성엽 교수의 면역항암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신규 치료 타깃 발굴 성과가 선정됐다.
정보·전자 분야에서도 2건이 이름을 올렸다. 이태우 교수는 고효율·고색순도의 하이브리드 탠덤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를 개발해 차세대 디스플레이·광전자 소자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우영 교수는 토션 비아 구조를 적용한 초저전력·고내구성 3차원 집적 나노전기기계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회로를 제시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순수기초·인프라 분야에서는 임명신 교수가 세계 최초로 광시야 동시 초분광 영상이 가능한 7차원 망원경 관측을 개시해 천문 관측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6건이 선정된 성균관대는 생명·해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재발·전이암에서 발견된 ecDNA 연구, 엑소좀 기반 유전자 가위 전달을 통한 치매 치료 가능성 제시, 항암 면역치료 기전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또 고온 안정성을 높인 리튬이온배터리 실리콘 음극 소재, 인간·인공지능(AI) 공학 기반 슈퍼 인텔리전스 원천기술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도 저력을 보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5건이 선정됐다. 나노 필라멘트 기반 초저전력 상변화 메모리, 프로그래밍 언어 구현체 결함을 탐지하는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살아있는 뇌 시냅스를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이미징 기술 등 정보·전자, 생명과학 등 성과가 포함됐다.
포항공대도 5건을 기록했다. 기계·소재와 바이오 융합 연구에서 강점을 보였다. 열과 전기를 동시에 활용하는 에너지 변환 구조, 혈관 형성과 암 성장에 관여하는 기계적 신호 인자 규명, 바이오프린팅 기반 심장 조직 조립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광학과 초음파를 결합한 투명 트랜스듀서 기반 내시경 기술은 의료기기 분야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100선에서 3건이 선정된 고려대는 정보·전자, 생명·해양, 융합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한국어 특성을 정밀 반영한 생성·검색 AI 모델은 국내 언어 환경에 최적화된 AI 기술의 필요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또 난치성 재발암에서 종양 내 대식세포 조절인자 CD244의 역할을 규명한 연구는 새로운 암 면역치료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 교원 창업기업과 연계한 개인 면역력 진단 시스템은 연구 성과가 사업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양대도 3건을 올렸다. 무선 의료기기 통신 기술, BIM-GIS 기반 지능형 토공 관제 시스템, AI 기반 메타렌즈 성능 향상 기술 등이 포함됐다. 특히 AI를 활용한 광학 설계 기술은 국제 전시회 수상과도 연결되며 연구·기술·산업 연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경북대도 3건이 선정되며 거점국립대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김성준 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대사를 비정상적으로 조절해 증식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생명·해양 분야에 선정됐다. 또 박현웅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태양광을 활용해 탈염·수처리·에너지 저장·화학물질 생산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한 해수 자원 순환 기술을 제시해 에너지·환경 분야 성과로 선정됐다. 이동은 건설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는 Ti₃C₂ MXene 나노복합체 기반 광촉매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해 태양광 기반 친환경 수소 생산과 도시·SOC 인프라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국대는 2건이 선정됐다. 중적외선 대역 고출력 반도체 레이저 기술과 그래프 딥러닝 기반 암 유형 예측 모델이 각각 정보·전자, 생명·해양 분야 성과로 포함됐다.
또 부산대의 고효율 태양전지, 중앙대의 AI 기반 핵융합 제어, 연세대의 결정 차원 설계 소재 연구, 서울시립대의 유전체 해독 성과, 충북대의 온실가스 저감 미생물 연구 등도 각각 1건씩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은 각 대학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온 연구 환경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여러 건이 선정된 대학들의 경우 대형 연구 인프라, 학제 간 협력, 산학 연계 시스템 등이 상대적으로 잘 작동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석식 전 과기정통부 차관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우수성과 100선은 각 대학이 어떤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연구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을지를 가늠케 한다”며 “AI·바이오 등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가 빠르게 달라지는 분야는 향후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학들이 앞으로 어떤 연구에 힘을 싣게 될지도 미리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은 범부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창출된 대표 연구 성과를 선정·확산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시행돼 올해로 20년째다. 국가 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연구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각 부·처·청이 추천한 후보 성과를 대상으로 산·학·연 전문가 평가, 대국민 공개검증을 거쳐 최종 100건을 선정한다.
올해는 6개 기술 분야에서 총 100건이 선정됐다. 분야별로는 기계·소재 17건, 생명·해양 25건, 에너지·환경 19건, 정보·전자 22건, 순수기초·기반 시설(인프라) 5건, 융합 12건이다. 분야별 최우수 성과 12건, 사회문제 해결 성과 12건도 선정했다. 최우수 성과는 카이스트(KAIST) 2건, 서울대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각각 1건씩 선정됐다. 선정된 성과들은 향후 후속 연구 지원과 기술 성숙도 제고, 사업화 연계 사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