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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의 핵심 카드로 제시한 ‘지역의사제’의 구체적인 실행 청사진이 공개됐다. 2027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중 일부를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해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복무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보건복지부가 26일 제도 운영을 위한 세부 기준을 담은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그간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던 지역의사 양성 체계가 본격적인 구축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의대 증원분과 연동된 ‘지역의사’ 선발…진료권 70% 배정 = 이번 행정예고의 핵심 중 하나는 대학별 지역의사선발전형의 비율을 정하는 방식이다.
고시안에 따르면 각 대학의 장은 당해 연도 입학정원에서 2024학년도 입학정원을 뺀 ‘증원분’이 전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 지역의사로 선발해야 한다. 즉, 최근 추진된 의대 증원분 전량을 지역의사전형으로 할당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선발 대상은 대학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의 중·고교를 입학·졸업하고 재학 기간 중 해당 지역에 거주한 학생으로 한정된다. 복지부는 의료 취약지에 장기 정주할 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의무복무지역 내 ‘진료권’ 중심으로 70%를 선발하고, 나머지 30%는 광역권 모집으로 선발하도록 비율을 규정했다.
■ ‘학비·주거비’ 전액 지원… 중도 포기 시 법정 이자 붙여 반환 = 지역의사로 선발된 학생에게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이 뒤따른다. 국가와 지자체는 등록금 실비는 물론 교과활동경비, 주거비(기숙사비), 의학 실습 관련 보험료, 심지어 의사 국가시험 응시수수료(1회)까지 지원한다. 학비 등은 학기별로 지급되며, 대학이 시·도지사에게 신청하면 지자체가 이를 검토해 대학에 지급하는 구조다.
반면 의무사항 위반에 대한 규제는 엄격하다. 휴학, 유급, 징계, 전과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지원이 중단되며, 퇴학이나 자퇴 등으로 지역의사의 길을 포기할 경우 그간 지원받은 금액에 민법상 법정이율을 곱한 이자까지 합산해 반환해야 한다. 반환금 규모에 따라 납부 기한은 최대 5년(1억 원 초과 시)까지 차등 부여된다.
■ 10년 의무복무… 필수과목 수련 시에만 복무 기간 산입 = 면허 취득 후 10년간 이어지는 의무복무 기준도 구체화됐다. 지역의사는 공공보건의료기관, 지역보건의료기관, 응급실 전담의사로서의 응급의료기관 등 지정된 기관에서 근무해야 한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전공의 수련 기간의 복무 인정 범위가 명확해졌다. 총 26개 전문과목 수련은 모두 허용하되, 수련 기간 전부를 의무복무 기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9개 필수과목을 전공해야 한다.
비필수 과목을 전공할 경우 해당 수련 기간은 의무복무 기간 계산에서 제외될 수 있어 필수 의료 인력 유입을 유도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지역 의료 ‘구원투수’ 기대감 속 ‘직업의 자유’ 침해 우려 여전 = 이번 고시 예고를 기점으로 지역의사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지역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 찬성 측에서는 이번 제도가 고질적인 지방 의료 공백을 해결할 실질적인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인재를 선발해 지역 필수 의료 자원으로 육성하는 방식이 외지 인력 유입보다 정착률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가가 학비와 정주 여건을 전폭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의사가 될 수 있는 사다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의료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쟁점은 10년이라는 장기 의무복무가 헌법상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점이다. 학생 시절의 선택이 10년 이상의 미래를 강제하는 구조가 가혹하다는 비판이다.
또한, 의무복무 지역 내에 적절한 수련 병원이 부족할 경우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지역 의료의 질적 수준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갈등을 의식한 듯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시·도 간 협의를 거쳐 의무복무 지역을 변경하거나 별도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고시안에 담았다. 정부는 내달 6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